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상에 존재하는 콩의 종류는 1만 가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만큼이나 그 영양과 성분 또한 조금씩 다르지만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콩은 기본적으로 풍부한 영양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 불리는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콩 (Soybean)
대두라고 불리는 콩은 인간이 단백질을 얻기 위해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랫동안 재배되어 왔으며, 활용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농산물입니다. 야생의 덩굴 콩을 재배 작물로 개량한 현재의 콩은 중국 만주지역과 한반도 북부를 원산지로 보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부터 재배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럽에는 18세기 독일로 전파되었고, 미국은 19세기에 알려져 널리 재배되면서 현재 세계 총생산량의 약 70%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콩의 잘 익은 씨를 식품으로 쓰는데, 종류별로 식용면에서의 질은 매우 다르지만 성분은 비교적 비슷합니다. 종류에 따라서는 덜 익은 꼬투리를 식용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메마른 땅에도 잘 적응하며 땅의 힘을 잘 유지하여 보리류와 2 모작을 하거나 옥수수, 수수 등과 섞어서 키우기도 좋습니다.
콩의 종류와 활용
콩의 수많은 형태와 종류, 색깔도 다양하기 때문에 한마디로 통칭하기 어렵습니다. 여러 가지 조리 방법으로 우리의 밥상에 오르는 콩은 풍요로운 식탁을 만들어 주는 것은 물론 건강까지 지켜주고 있습니다. 한국인에게 콩은 오랫동안 음식문화를 함께 해온 중요한 식품이었고 현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메주콩(대두)
콩 가운데 가장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식용 콩으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콩이라고 부르는 대두를 말합니다. 노란콩이라고 하며, 전 세계에서 재배되는 콩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가공하여 된장, 두부, 식용유 등을 만들며, 한국에서는 싹을 틔워 콩나물을 만들어 먹습니다.
검은콩
겉은 검은색이지만 속은 노란색을 띠는 콩입니다. 일반 콩보다 탄수화물의 함량이 약간 많으나 어린이 발육에 꼭 필요한 단백질 성분 라이신이 풍부합니다. 검은콩은 주로 밥에 넣어 먹기도 하고 콩조림으로 많이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검은콩의 한 종류로 서리태는 밥에 넣어 먹으면 훨씬 고소하고 맛있다. 서리태의 겉모양은 검은콩과 같지만 속은 파랗습니다.
쥐눈이콩(서목태)
껍질은 까맣고 크기는 일반 검은콩보다 훨씬 작아 쥐눈처럼 생겼다고 해서 쥐눈이콩(서목태)이라고 부릅니다. 예로부터 해독작용이 뛰어나 식용보다는 약콩으로 많이 쓰였습니다. 현대에도 쥐눈이콩은 각종 성인병 예방에 좋은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특히 당뇨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동부콩
동부콩은 어릴 때는 성장이 느리지만 6월 이후 기온이 높아지면 급속히 자라납니다. 주로 울타리 밑이나 논두렁, 밭에 심고 수확하면 햇볕에 널어 잘 건조합니다. 크기는 팥이나 녹두와 비슷하며, 덜 익은 것은 밥을 지을 때 넣어 먹고 잘 익은 것은 떡고물로 만들어 먹습니다.
완두콩
멘델의 유전법칙에 사용된 것으로 유명한 완두콩은 단백질이 대두 다음으로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기운이 몹시 허약한 사람과 노인에게 염소고기와 함께 보약으로 쓰였고, 다른 콩보다 고소해서 여러 가지 요리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두뇌기능을 향상하는 비타민 B1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두뇌를 많이 쓰는 사람이나 어린이에게 좋습니다.
강낭콩
남아메리카에서 건너온 강낭콩은 빨갛거나 희거나 두 색이 섞인 것 등 종류가 여러 가지입니다. 주로 밥을 지을 때 함께 넣어 먹거나 삶아서 샐러드로 만들어 먹습니다. 빨간 강낭콩은 탄수화물 함량이 많아 과자나 떡에 이용하기도 합니다. 강낭콩의 꽃은 자궁에 좋아 한방에서 약용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녹두
녹두는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많아 죽, 전, 숙주나물, 묵, 빈대떡으로 만들어 먹습니다. 녹두는 옛말에 100가지의 독을 풀어준다고 했을 정도로 필수 아미노산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여 입이 헐거나 피로할 때 효과가 있습니다. 땀띠와 여드름이 있을 때 간 녹두를 푼 물로 세수를 꾸준히 하면 낫기도 합니다.
팥
쌀, 보리와 같이 잡곡 혼식용으로 많이 쓰이는 팥은 떡고물, 양갱, 팥빙수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이뇨작용이 뛰어난 콩류로 알려져 있고, 비타민 B1이 현미보다 많아 예부터 각기병의 치료약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이 외에 비타민A와 B2, 칼슘, 니코틴산, 인, 철분, 식이섬유 등이 들어있고 전체적인 영양 밸런스가 좋은 콩입니다.
땅콩
땅콩은 브라질이 원산지이며 한국에 도입된 것은 1840년경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땅콩은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한 영양 식품입니다. 알이 큰 땅콩은 단백질 함량이 높아 볶아서 과자나 빵 등 간식의 재료로 이용합니다. 알이 작은 땅콩은 땅콩기름의 원료로 사용되는데 샐러드 오일, 튀김용 기름, 쇼트닝, 마가린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콩의 영양성분
콩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농작물 중 단연 최고이며,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의 종류도 육류에 비해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균형 있게 포진되어 있습니다. 특히 필수 아미노산의 밸런스가 무엇보다 훌륭한 식품입니다. 비타민 B군이 많고 비타민 A와 D도 함유되어 있지만 비타민 C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콩나물로 재배하게 되면 싹이 자라나는 동안 성분에 변화가 생겨 비타민 C가 풍부해집니다.
콩에는 단백질 35~40%, 지방 15~20%, 탄수화물 30%가량 들어 있으며, 식이섬유, 비타민, 무기질 등이 모두 함유되어 있는 영양이 뛰어난 식품입니다. 콩에 함유되어 있는 주요 성분에는 100g당 400kcal의 열량과 탄수화물 30.7g, 단백질 36.2g, 지방 17.8g, 비타민(비타민 B1, B2, 나이아신 등), 무기질(칼슘, 인, 철, 나트륨, 칼륨 등), 섬유소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점은 대두에는 전분 성분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두부를 만드는데 쓰이는 대두에 함유된 전분 함유량은 1% 정도밖에 지나지 않습니다. 전분을 주성분으로 하는 다른 콩류나 곡식에 비해 월등히 적습니다. 또한 칼슘, 철분, 마그네슘 외에 복합 비타민 B류 등 중요 영양소까지 골고루 들어 있습니다.
콩의 효능
빌카밤바(Vilcabamba)라는 남미 에콰도르의 작은 마을은 질병이 없는 '면역의 섬'으로 세계 장수마을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지역 노인들의 건강 묘약은 콩인데 모든 주민이 유기농으로 재배한 콩을 주식으로 먹는다고 합니다. 일본도 대표적인 장수 국가인데 장수 비법은 콩을 발효한 음식인 '낫토'를 즐겨 먹는 식습관이라고 합니다.
대두는 높은 단백질과 철분을 함유하여 골밀도를 유지하고 높여주는 효능이 있어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입니다. 검은콩은 항산화와 눈 건강 및 콜레스테롤 예방에도 효과적이라 블랙 푸드의 대표이며, 식이섬유가 가장 풍부한 완두콩은 변비와 대장질환, 동맥경화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육류의 동물성 단백질이 콜레스테롤의 증가로 이어지는 것에 반해, 콩의 식물성 단백질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작용을 합니다. 고지혈증, 동맥경화, 심혈관 질환 등 대체로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또한 콩의 단백질은 혈관을 튼튼히 하고, 중성지방이나 담즙산을 체외로 내보내며 피를 깨끗하게 걸러 주어 신부전, 담석증 등을 예방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콩의 성분은 최근에 밝혀진 적어도 14개의 생리 활성 성분이 암 예방에 관여한다는 것입니다. 여러 역학 조사 결과 콩을 많이 섭취하는 동양인이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 등의 성 호르몬 관련 암에 걸릴 확률은 서양인에 비해 월등히 낮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콩은 노화와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고, 이뇨작용, 변비 완화, 비만 등을 예방합니다. 콩의 아이소플라본은 체내에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과 비슷하게 작용해서 폐경기 여성에게 효과적입니다. 따라서 안면 홍조, 우울감, 기억력 감퇴 등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콩과 먹으면 좋은 음식 궁합
콩이 다량 함유한 단백질의 소화와 흡수를 더욱 좋게 하기 위해서는 콩과 맞는 음식궁합을 알고 먹으면 도움이 됩니다. 콩에 함유된 사포닌은 항암효과와 과산화지질을 막아주는 좋은 성분입니다. 하지만 체내에 들어오면 요오드를 몸 밖으로 배출합니다. 따라서 요오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미역이나 다시마를 함께 먹으면 좋은데, 예를 들어 흰콩 다시마조림, 미역 된장국은 음식 궁합이 딱 맞는 요리입니다.
된장은 대표적인 콩 발효식품으로 소화흡수가 아주 잘 되지만 나트륨 함량이 너무 높고 비타민 A와 C가 부족합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해주는 식품으로 부추를 함께 먹으면 좋습니다. 된장찌개에 부추를 같이 넣고 끓이면 부추의 칼륨 성분이 된장의 나트륨 성분을 낮추고 부족한 비타민도 함께 공급되어 영양면에서 훌륭한 요리가 될 수 있습니다.
콩 섭취 시 주의할 점
현대인들은 건강을 위해 동물성 단백질을 제한해야 하고 동물성 단백질의 대안으로 꼽히는 게 바로 콩 단백질입니다. 하지만 함께 먹으면 좋지 않은 음식이 있습니다. 콩은 다량의 인을 함유하고 있어 칼슘이 풍부한 치즈와 함께 먹으면 인과 칼슘이 결합해 인산칼슘을 만들어 냅니다. 인산칼슘은 체내에 흡수되지 못하고 그대로 방출되기 때문에 치즈와 콩은 궁합이 맞지 않습니다.
또한 콩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철분 흡수를 방해해 빈혈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채식주의자들에게는 특히 위험하다고 합니다. 또한 콩에 들어 있는 에스트로겐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자궁암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콩에 대한 권장 섭취량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하루에 2번 정도 먹으면 안전합니다.
여러 콩류 중 완두콩에는 소량의 청산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하루 40g 이상 먹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몸을 차게 하는 성질이 있는 녹두는 몸이 냉한 사람에게는 좋지 않으니 섭취를 피하는 게 좋습니다. 팥의 사포닌은 적은 양으로도 큰 효과를 보게 되어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